Miscellaneous (한 + Eng)

제로섬 관계

Author
chloebringsjoy
Date
2019-10-02 20:53
Views
115
한편 최근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젠더’ 개념을 페미니즘에 반하는 것으로 보면서 “젠더론 안 사요” 선언이 페미니스트들 사이에서 확산되고 있는데, 이는 젠더를 ‘해로운’ 것으로 보는 제프리스의 논의를 주요한 참조점으로 삼고 있다.

... 페미니스트 정치철학자 샹탈 무페(Chantal Mouffe)는 경합(agonistics)과 적대(antagonism)의 분명한 차이점에 관해 이야기한다. 그에 따르면 적대는 영구적인 갈등을 전제하는 것인 반면, 경합은 반대편 요구의 정당성을 승인한 채 논의를 시작하는 것이다. 또한 적대가 구체적인 해법을 남기지 않는 것인 반면, 경합은 합의를 위한 복합적인 갈등의 과정을 수반한다(Mouffe 2013). 이는 페미니즘 운동과 정치학을 둘러싼 우리의 논쟁이 어디를 지향해야 하는지에 대한 시사점을 남긴다. 이론이 그들만의 논리에 따라 명백히 현실 속에 존재하는 이들의 기반을 지우고 허깨비로 만들어버릴 때, 자명한 원리로서 추앙받는 기준들에 부합하는 이들만을 ‘존재’로 승인하고 그 외의 사람들을 ‘비존재’의 영역으로 내몰 때, 우리를 둘러싼 지형은 더 이상 논쟁과 경합이 아닌 폭력과 적대의 장으로 뒤바뀌고 만다.

경직된 이론은 마치 우리에게 주어진 선택지가 다 사라지고, 마지막 남은 한 길만을 필사적으로 붙들어야 할 것 같은 긴장감을 만들어낸다. 하지만 이미 여러 각도로 살펴보았듯이 우리에게 남은 길은 단 하나가 아니다. 충분히 논쟁 가능한 문제들을 논쟁 불가능한 것, 이해할 수 없는 것으로 만드는 것은 다름 아닌 “더 이상 대화가 통하지 않는다”는 착각이다. 분명, 적대가 아닌 경합이 지금 우리의 페미니즘을 더 생산적인 방향으로 이끌 것이라고 믿는다. 그리고 그것이 서로에 대한 윤리적인 태도이기도 할 것이다. (페미니스트 연구 웹진 Fwd, 2019, https://fwdfeminist.com/2019/10/02/critic-3/?fbclid=IwAR06lN_Wd-FuDgpdJoMz-09b3bLRJ_Eau7v8Wz522THSaxrFCUJ6MTVCD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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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더가 존재한다고 말하면 정말 섹스 기반 폭력의 위험을 강조하는 목소리가 사그라드는 것일까. 운동은 정말 그렇게 제로섬 관계로 생존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