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scellaneous (한 + Eng)

결국 똑같았을 텐데 말입니다

Author
chloebringsjoy
Date
2019-10-21 21:45
Views
336
"원래 전통적인 계급 투쟁론적인 관점에서 보자면 (랜섬(1996) 자료화면), 문광과 근세 부부, 그리고 기택네는 힘을 합쳐서 박 사장네를 벗겨먹거나 아무튼 둘이 손을 맞잡고 같이 잘 사는 방향을 모색해야 합니다. 서로 조금씩 양보했다면 불가능한 일도 아니었지요. 그러나 각자 상황을 주도하던 이들은 서로 자기들의 계급을 착각하고 있거나, 혹은 과대평가하면서, 코딱지만한 눈앞의 이익을 위해 서로 죽일 듯이 싸웠습니다. 결국 반지하나 완지하나 박사장네 가족의 눈에는 하나도 안 달라 보였을 거고, 냄새를 풍기는 건 똑같았을 텐데 말입니다. 괴물의 빈자들은 나름의 기술과 끈끈한 혈연, 그리고 각성해서 괴물에 맞서 싸웠습니다. 그리고 승리했지요. 설국열차의 빈자들은 희생을 감수하며 일치단결해서 앞으로 나아갔습니다. 그러나 기생충의 빈자들은 자가당착과 동족혐오에 빠져서 서로를 죽여댑니다. 봉준호의 시선은 나날이 차가워지는군요.” (거의없다님 YouTube, Oct 21,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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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없다 님의 분석에 거진 동의한다. 단, <기생충>의 주인공은 기택이 아니라 기우다. 그것이야말로 이 영화가 비관적이지 않은 이유다. 봉준호는 “아버지, 돈을 정말 많이 벌 거에요”라고 말하는 세대에게 기대를 버리지 않았다.